
지난 1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신축 아파트 놀이터에서 어린이 여남은 명이 뛰어노는 모습을 경비원 두 명이 서성이며 지켜보고 있었다는데, 이들은 아이들이 술래잡기를 하며 “꺅꺅~” 웃거나 공을 튀길 때마다 다가가 “큰소리 내지 마라”고 주의를 줬다고. 오후 8시가 되자 경비원들은 무전기로 교신하더니 짚라인에 자물쇠를 채우고 농구장엔 고깔을 세웠는데, 아이들이 “어, 학원 마치고 지금 막 나왔는데”, “저 짚라인 한 번밖에 못 탔어요”라고 하자, 이들은 “밤엔 다른 주민도 조용히 쉬셔야 한다”고 했단다. 부모들이 “저녁에 놀이터를 닫으면 한낮 땡볕에 놀라는 건가”, “애들 노는 소리가 얼마나 크다고 그러느냐”고 항의했지만, 경비원들은 “소음에 항의하는 민원이 하도 많아 어쩔 수 없다”고 말했다고. 아이들 뛰어놀 공간이 쪼그라든다는데, 전국의 아파트 놀이터와 어린이 공원, 어린이집이 혐오 시설 취급을 받고 밀려나고, 학교에선 1년에 한 번인 운동회도 민원이 무서워 마음 놓고 열지 못한다는데, 어린이가 소수자이자 민폐가 된 사회,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의 풍경이란다. 서초구의 또 다른 단지는 놀이터를 아예 폐쇄했었다는데, “단지 내 놀이터에 어린이집 원아들이 드나들어 시끄럽다”는 이유로 주민들이 반발해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고. ‘공공 주택 필수 시설을 마음대로 닫거나 특정 집단을 배척해선 안 된다’는 행정 지도가 나와 다시 열었지만, 갈등의 여파가 컸다고 한다. 전국의 어린이 놀이터는 8만여곳이고, 그 중 절반이 아파트 놀이터지만, 저출산으로 유아동 인구가 급감하면서 연평균 800곳씩 사라지고 있다고. 노후 아파트에선 놀이터를 주차장이나 전기차 충전소로 바꾸고 있다는데, 놀이터 점검·관리 비용은 늘어나는데, 이용자는 적으니 주민들이 용도 변경에 쉽게 동의했다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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